형법상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는 개념이며, 그 핵심은 기능적 행위지배의 존재 여부에 있다. 이는 피고인이 단순히 타인의 범행을 도왔다는 것을 넘어, 범죄 실행 전체를 지배하고 공동으로 의사를 결정하며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범죄를 완성하였다고 평가될 때 성립한다.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에서 단순히 특정 업무를 수행하였거나 범행에 일부 기여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공동정범으로 의율되는 것은 부당하며, 이는 피고인에게 중한 형벌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기능적 행위지배의 법리적 의미와 공동정범 성립 요건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 요구된다. 여기서 기능적 행위지배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각자의 역할 분담을 통해 전체 범죄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각자가 다른 공범의 행위를 지배하고 자신의 행위가 전체 범죄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대법원은 “공동정범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므로, 비록 피고인이 범죄의 실행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를 자기의 의사에 따라 지배하고 그 공범자의 행위가 자신의 행위와 다름없이 평가될 수 있는 관계에 있다면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7도1097 판결 등 다수)고 판시하여, 단순히 방조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 전체에 대한 공동의 지배가 있었는지를 핵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에서 피의자가 특정 업무를 수행하였더라도, 그 업무가 주범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고 범죄의 핵심적 실행 과정이나 의사결정에 대한 지배력이 없었다면 공동정범으로 판단되어서는 아니 된다.
방조범과 공동정범의 구별 기준 및 대법원 판례의 태도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며, 정범의 범죄 성립에 기여하지만 기능적 행위지배까지는 미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구별함에 있어 “공동정범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는 것이므로, 비록 피고인이 범죄의 실행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를 자기의 의사에 따라 지배하고 그 공범자의 행위가 자신의 행위와 다름없이 평가될 수 있는 관계에 있다면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도9763 판결)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는 피의자가 기획부동산 사기 과정에서 자료 작성, 고객 응대, 계약서 전달 등 특정 업무를 수행하였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주범의 사기 계획 및 실행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방조범으로 판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주범의 지시를 단순히 따르거나, 자신의 업무 범위가 제한적이고 사기 범행 전체를 인지하고 주도할 위치에 있지 않았음이 입증된다면 공동정범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피의자는 자신의 행위가 기획부동산 사기 범행의 기능적 행위지배에 해당하지 않음을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범죄 가담 경위 및 역할에 대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서, 주범과의 관계, 지시 및 보고 체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객관적 자료 (메신저 기록, 이메일, 회의록 등), 자신의 업무 범위가 단순 보조 역할에 그쳤음을 입증하는 자료 (업무 분장표, 급여 명세서, 계약서 등), 범죄 수익에 대한 관여 정도 및 취득액이 미미함을 증명하는 금융 거래 내역, 그리고 사기 범행에 대한 인식이 없었거나 미필적 고의조차 없었음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 등을 확보하여 재판부를 설득해야 한다. 이러한 입증 자료는 피의자가 단순히 주범의 지시를 이행한 방조범에 불과하며, 범죄 실행 전체를 지배하거나 공동으로 의사를 결정한 공동정범이 아님을 명확히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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