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이 범죄의 핵심 쟁점은 행위의 대상이 되는 물건이 ‘타인의 점유’ 또는 ‘타인의 권리’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며, 이때 ‘타인의 점유’는 반드시 적법한 점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나, 최소한 사실상의 평온한 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점유가 명백히 불법적이거나, 권리 없는 자에 의한 점유로 판단되는 경우, 그 점유에 대한 침해 행위가 곧바로 권리행사방해죄로 연결될 수 있는지 여부는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권리행사방해죄의 ‘타인의 점유’ 및 ‘타인의 권리’에 대한 법리적 해석
권리행사방해죄에서 보호되는 ‘타인의 점유’는 반드시 적법한 권원에 기한 점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불법적인 점유라 할지라도 사실상의 평온한 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도6749 판결 등). 그러나 이는 점유 그 자체의 평온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이지, 점유의 원인된 권리가 부존재하거나 소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점유를 무조건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치권과 같이 특정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한 점유는, 그 피담보채권이 소멸하거나 유치권의 요건이 애초에 갖춰지지 않았다면 그 점유는 정당한 권원에 기한 점유로 볼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 유치권자의 점유는 불법 점유로 전환되며,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을 바탕으로 해당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려는 행위는 자신의 정당한 권리 행사의 일환으로 평가될 여지가 충분하다. 수사기관은 유치권자의 점유가 단순히 ‘평온한 점유’였는지를 넘어, 그 점유의 권원 유무를 심도 있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유치권의 부존재 또는 소멸에 따른 위법성 조각 사유의 적용 가능성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유치권이 애초에 성립하지 않았거나 적법하게 소멸하였다면, 유치권자의 점유는 불법 점유에 해당한다. 이 경우 부동산 소유자가 자신의 정당한 소유권에 기하여 불법 점유자로부터 부동산의 점유를 회복하고자 하는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부동산을 점유할 권원이 소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점유하고 있는 경우, 채무자가 직접 점유를 회복하려는 행위가 경우에 따라서는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도2780 판결). 특히 유치권의 경우, 피담보채권의 존재, 채무의 변제기 도래, 점유의 적법성 및 계속성 등 엄격한 성립 요건을 갖추어야만 그 효력이 인정된다. 이러한 요건 중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유치권은 성립하지 않거나 소멸하며, 이로 인해 유치권자의 점유는 더 이상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불법 점유가 된다. 따라서 소유자의 점유 회복 행위는 유치권이라는 허위의 권리에 대한 방해가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판단되어야 한다.
수사기관의 일방적 판단에 대한 논리적 배척
수사기관은 외견상 유치권자의 점유가 존재하고 소유자가 물리력을 행사하여 이를 침탈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을 쉽게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유치권의 실체 유무와 소유자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심도 있는 법리적 검토를 간과한 것이다. 유치권자가 제출하는 서류만으로 유치권의 존재를 인정해서는 안 되며, 실제 공사 내역, 채권 발생 경위, 점유 개시 시점 및 방법 등을 면밀히 조사하여 유치권의 적법성을 판단해야 한다. 만약 유치권자가 허위 유치권을 주장하거나, 담보물 보존에 필요한 비용이 아닌 채무 변제를 강제할 목적으로 점유를 지속하고 있다면, 이는 유치권의 본질을 벗어난 불법적인 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 경우 소유자의 점유 회복 시도는 불법적인 상황을 해소하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로 해석되어야 하며, 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거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해야 한다.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피의자는 다음의 입증 자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 유치권의 부존재 또는 소멸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자료: 공사대금 정산 내역, 채무 변제 증명 서류, 유치권 성립 요건(예: 공사 진행 여부, 점유 개시 시점 및 방법)을 충족하지 못함을 입증하는 자료(사진, 영상, 증인 진술 등)
- 해당 부동산에 대한 피의자의 적법한 소유권을 증명하는 등기부등본 및 관련 서류
- 유치권자가 점유를 개시한 경위 및 시점이 불법적이었음을 입증하는 자료: 무단 침입, 점유 이탈물 횡령 등
- 피의자가 유치권자에게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점유 이전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음을 증명하는 내용증명, 통화 녹취록 등
-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채권의 허위성 또는 과다성을 증명하는 자료
- 피의자의 행위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음을 증명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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