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라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 또는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를 처벌하는 범죄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촬영대상자의 ‘묵시적 동의’가 촬영죄의 위법성을 조각할 수 있는지 여부와 촬영물 공유 행위에 대한 ‘고의성’ 부인 주장이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여부로 판단된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성립에 있어 ‘묵시적 동의’의 법적 한계
촬영대상자의 ‘동의’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건 중 하나이나, 단순히 묵시적인 동의만으로는 촬영의 위법성이 조각되기 어렵다. 대법원은 촬영 당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객관적·일반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촬영이었는지 여부,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 경위, 촬영 장소와 각도, 촬영된 신체 부위의 노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도16749 판결 등).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일반적’ 기준이라는 점이다.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촬영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동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특히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의 촬영은 그 동의가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묵시적 동의 주장을 촬영대상자의 명시적 의사 표현이 없었다는 점, 촬영된 부위의 성적 수치심 유발 가능성 등을 들어 배척할 것으로 판단된다. 피의자가 촬영 당시 피해자가 촬영에 명확히 동의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묵시적 동의 주장만으로는 무죄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촬영물 공유 ‘고의성 부인’ 주장의 법적 허점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하는 행위는 별도의 범죄를 구성하며, 이때 행위자의 ‘고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여기서의 고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일 필요는 없으며,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 즉, 자신의 행위로 인해 촬영물이 타인에게 제공되거나 유포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경우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의 ‘제공’에 대하여 “촬영물을 타인이 취득하여 보거나 듣거나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며, 그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도16298 판결 등). 메신저를 통해 촬영물을 전송하는 행위는 명백히 ‘제공’에 해당하며, 피의자가 ‘실수로 보냈다’거나 ‘장난이었다’는 주장은 법리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피의자가 해당 메시지를 전송할 당시 수신인이 누구인지,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지 인식하고 있었다면, 비록 그 결과가 의도치 않은 파급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는 인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촬영물 공유 행위에 대한 고의성 부인 주장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 즉 전송 자체가 명백한 시스템 오류나 착오로 인한 것이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고려될 수 있을 뿐이다.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피의자는 다음의 입증 자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첫째, 촬영 당시 피해자가 촬영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대화 기록, 녹취록, 또는 객관적인 증인의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만약 묵시적 동의를 주장할 경우,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부위가 아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촬영물의 내용 및 촬영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셋째, 촬영물 공유 행위에 대한 고의성 부인을 위해서는 해당 촬영물을 전송하게 된 경위가 명백한 실수였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 예를 들어 다른 대화창에 전송하려던 것을 착각하여 잘못 보냈다는 명확한 기록, 전송 직후 즉시 회수를 시도했거나 삭제 요청을 했다는 증거 등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피의자의 진술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사건 발생 전후 피해자와의 관계, 대화 내용 등 전반적인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이러한 증거들은 피의자의 주장을 법리적으로 뒷받침하고 수사기관의 논리를 효과적으로 배척하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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